비좁은 사무실의 한 귀퉁이, 별다른 음향 장비 없이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포착한 라이브
영상. 2008년에 첫 론칭한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는 가공되지 않은 매력으로 단숨에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발돋음 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이러한 숏폼 형태의 공연 콘텐츠들이 각광받고 있는데요.
국내에선 음악 전문 플랫폼 외에도 다양한 기업체에서 자체 콘텐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뜻밖의 조우X신선한 케미, 코로나 블루에 지친 집콕족들을 위한 이색 컬래버레이션을 지금부터 함께 확인해보시죠!

#1
[투톤라이브: Two Tone Live]
삼화페인트로 칠한 음악 공간

- - 관련 사진: 뮤지션과 라이브 협업을 시작한 삼화페인트_*출처: 삼화페인트 공식 유튜브 캡쳐본
매년 12월이면 미국의 색채 연구소이자 색상회사인 팬톤(Pantone)에 세계적 이목이 집중됩니다. 2000년, 밀레니엄
컬러로 선택한 세루리안-블루를 시작으로 이들이 제시하는 '올해의 컬러'는 당시 사회 분위기와 라이프 스타일을 적극 반영해 패션 및 디자인 업계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 창조적 영감을 주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건축용 페인트 부동의 1인자, 삼화페인트도 색(色)에 있어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오랜 노하우를 자랑하는데요.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자연 본연의 명도와 채도를 규격화한 NCS(Natural Color
System)를 적극 도입.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에 이어 950개의 독자적 컬러를 구축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 디자인, 인테리어 등 다양한 전시회 협업으로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있는데요. 올해 새롭게 뛰어든 분야가 바로 공연 콘텐츠 [투톤라이브: Two Tone Live]입니다.
- - 관련 영상: 투톤라이브 6월의 주인공인 에일리(Ailee)-'Heaven'_*출처: 삼화페인트 공식 유튜브채널
자체 유튜브 채널인
< 삼화페인트x삼화TV>로 공개하는 투톤라이브는 미니멀하지만 세련된 영상 퀄리티로 젊은 층을
빠르게 공략 중인데요. 영상은 대략 4~5분 남짓으로 매달 새롭게 추천하는 2개의 컬러와 어울리는 뮤지션을 초빙해 '라이브 공연+짤막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화면을
양분한 쨍한 컬러감은 다른 오브제 없이도 그 자체로 근사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긴밤하늘색X설백색"(1월의 색/가수: 비비 편), "풋사과연두색X푸른꿈색"(3월의 색/가수: 릴보이 편), "밤산책X보랏빛향기"(5월의 색/가수: 문수진 편)처럼
계절감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컬러 네이밍 센스 또한 눈길을 사로잡네요.
6월 라이브 영상의 주인공은 언제 들어도 파워풀한 디바 에일리(Ailee)인데요. 여름살구색과 박하사탕색을
테마로 자신의 데뷔곡 'Heaven'에 상큼한 매력을 더했습니다. Let’s
CHILL! 페인트와 컬러로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그려가는 삼화페인트. 이들이 선사할 짜릿한 색감의 라이브를 계속 기대해보겠습니다.
#2
[버드엑스비츠: BUDXBEATS]
'맥주X음악' 마성의 페어링

- - 관련 사진: 한정판 LP(좌)와 감각적인 라이브 클립으로 승부수를 띄운 버드와이저_*출처: 버드와이저 공식 사이트
"하루 끝자락에 마시는 차가운 맥주야말로 삶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지도 몰라요." -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 中
여름이 오면 매일 이 문구를 핑계 삼아 하루치 근심을 삭제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여기에 음악이 빠질 수 없겠죠. 피곤함에 곧 쓰러질 것 같던 금요일 퇴근길에도 크고 작은 클럽 공연을 즐기던 때를 돌이켜보면, 아주 먼 옛날 일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공연의 현장감이 여전히 그리운 분들에게 아메리칸 라거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가 제공하는 라이브 클립은 예상치 못한 기분 좋은 자극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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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영상: 제2의 혁오로 주목받은 인디밴드 설(SURL)-'DON’T SAY NO'_*출처: 버드와이저 공식
유튜브채널
컬처 플랫폼 BUDX에서
확장된 [버드엑스비츠(BUDXBEATS)]는 해당 웹사이트 및 공식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월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뮤지션들의 공연을 소개하는데요. 2019년 인디밴드 새소년의 리더 황소윤이 텐션 넘치는 기타 연주로 첫 스타트를 끊은 이후
서사무엘, 실리카겔, 수민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을 섭외해 음악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단단한 팬덤을 형성 중이죠. 브랜드를 대표하는 강렬한 레드 컬러를 배경으로 클럽 공연을 연상케 하는 자유분방한
카메라 워크, 여기에 "난 화가 날 때 음악을 만들어", "룸미러로도 뒤 따위 안 보는", "태도가 음악이 될 때" 같은 곡 가사를 함축한 위트 넘치는 썸네일 문구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인기에 힘입어 라이브에 참여했던 뮤지션들과 한정판 LP를 출시하기도 했는데요. 싱어송라이터 다운, 비비,
짱유부터 4인조 모던록 주자 설(SURL), 일렉트로니카 밴드 이디오테잎(IDIOTAPE)과 쎄이(SSAY)
등 두 차례에 나눠 진행한 협업 바이닐 작업은 예쁜 커버 디자인이 MZ세대들의 소장 욕구를 마구 불러일으켰죠. 수익금 전액은 다시 아티스트들의 창작 활동을 위해
쓰인다고 하니 더 애정이 가네요. 공연 제작과 더불어 서울 내 레코드숍 투어, 음악 장비 및 히스토리에 관련된 심도 깊은 콘텐츠로 내공을 쌓는 버드엑스비츠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3
[배민라이브]
생활 밀착형 공연 맛집

- - 관련 사진: 일상에 스며든 배민표 공연 영상들_*출처: 배민라이브 공식 유튜브 캡쳐본
짙푸른 녹음이 우거진 공원부터 희뿌연 도심을 조망하는 건물 옥상,
모두가 퇴근하고 없는 텅 빈 사무실과 한겨울 썰렁한 버스 정류장까지. 배민라이브가 함께하는 연주 공간은 우리네 일상과 밀착된 시선을 보여줍니다. 최근 배달앱
최초로 쇼핑 라이브를 공식 오픈한 배달의 민족이 이보다 먼저 공연 제작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반신반의 했을 텐데요. 단순히 재미와 상업성을 노린 뻔한 기획이 아닐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죠. 하지만 2018년 가을에 오픈한 결과물은 걱정과는 달리 담백한 울림을 전했습니다. "인디 뮤지션의 사연으로 광고와 무대를 만들어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최소한의 장비로 투박하지만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낸 공연 영상은 뮤지션들의 진정성 있는 연주에 귀를 기울이게 했습니다.
- 관련 영상: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가 새롭게 편곡한 '광화문 연가'_*출처: 배민라이브 공식
유튜브채널
특히 작년 10월에 게시한 고상지의 '광화문 연가' 커버 영상은 지금까지 50만이 넘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인데요. 탱고를 상징하는 악기인 반도네온이 지닌 고독하고 우아한 음색에 미드 나르코스에서 영감을 받은 편곡으로 격정적인 정서까지 더한 연주자 고상지의 모습은 평소 그를 모르던
사람까지 단번에 매혹시켰죠. 원곡이 가진 서정성에 이국적인 정취로 색다른 감흥을 전한 것인데요. 강산에, 카더가든,
이진아 등 다양한 연령층에 어필할 뮤지션 구성과 친근하고 진정성 있는 배민라이브 포맷은 공연 맛집으로도 손색없을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위에 언급한 경우 외에도 화장품, 패션의류, 이커머스, 카드회사 등 음악과 공연이 지닌 문화적 가치에 주목한 회사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업계의 선구자 격인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와 스토리지,
언더스테이지, 바이닐앤플라스틱 등 총 4곳의 오프라인 공간을 온라인으로 옮긴
DIVE 앱이 또 한 번 전방위적 취향 저격에 성공합니다. 모든 게 불투명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당장의 이윤추구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문화 예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기업. 일회성 소비자가 아닌 코어 팬들을 키워낸 기업일수록 위기 상황에서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